아이디어 : 비트코인(bitcoin)에 대해서

  











비트코인이 태동한 배경에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고찰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투기적 목적으로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산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담겨있다. 그동안 국가만이 합법적으로 점유한 통화 발권력이 개인 간 교환을 원활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산으로 유지 가능하게끔 했다. 일부 국가의 화폐와 달리 달러는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세계의 기축통화였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달러로 보존하는 한, 개인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인 통화 팽창정책이 있었다. 양적완화까지 동원하여 화폐를 마구 찍어내면서 개인의 재산 가치가 침해받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가가 통화량을 계속 늘려나가면 그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고 개인의 재산 역시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전세계적인 통화팽창이 있었지만 이는 개인의 재산권을 국가가 자의적으로 침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면 가치 있는 금속인 금을 보유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금괴를 쌓아놓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함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위변조를 막아 디지털 역할을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것이다. 비트코인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어떤식으로든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개인이 보다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자유지상주의적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렇게 하여 발생한 비트코인은 각국의 통화팽창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라가다가 2017년 말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면서 광적인 투기를 초래했다. 통화권력을 뺏길 수 없는 국가들이 제재를 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여러 암호화폐가 등장하면서 시장은 분열되고 비트코인은 2018년 내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2018년 미국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하면서 달러가치가 올라가면서 20,000달러 근처까지 갔던 비트코인은 3000달러선까지 폭락하였다.
 
비트코인은 개인이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들어졌겠지만 실제 소유구조를 보면 또 소수의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다. 물량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 소수의 개인들이 비트코인의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개인은 이들에게 놀아날 수 있어서 국가에 의하지만 않았지 재산권이 보존된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범죄의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송금이 가능하여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일부 개인의 자유를 증가시켰을지 언정, 진정 개인의 효용을 증가시킨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 예전의 광기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여러 암호화폐가 등장하여 기술도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다. 다른 암호화폐랑 비교했을 때 송금속도도 빠르지 않고 아주 불투명한 것이 아니어서 추적도 가능하여 불법적인 목적으로 쓰기에도 마땅치 않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면 그자체로 세뇨리지가 있으므로 비트코인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기가 식은 것을 증명하듯 CBOE 비트코인 선물이 중단된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몰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 누구나 아는 상징적인 암호화폐이고 여러 목적으로 여전히 수요가 있다. 또 일부 대량물량을 보유한 소수의 개인이 시세를 조작한다면 어느 정도의 가격은 유지할 것이다.
 
비트코인을 매수하라는 글이 아니다. 비트코인 현상 이면에는 통화권력을 쥐고 있는 국가에 대한 반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적부문이 공적부문을 초월하는 이 세상에서 기업들은 점차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어내어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자체 화폐로 결재가 이루어진다면 기업은 세계 어디에서든 환전을 불필요하게 할 필요가 없고 국가의 금리 놀음에 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예전에는 국가가 화폐가치를 보증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자신의 화폐가치를 보증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코인, 페이스북 코인, 스타벅스 코인 등등이 등장하여 일부 불안정한 국가의 통화보다 더 힘을 발할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암호화폐는 다른 여러 쓰임새가 있다. 여러 혁신 후에 암호화폐가 어떤 세상을 만들지가 필자도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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